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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신고할 거냐?"..비아냥 대상 된 '미투'

심지영 0 1836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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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보러 갔더니.."기쁨조 역할 해줄 '어린 여자애' 필요해"

- 미투 이후…면접서 '미투 할 거냐' 물어보는 경우도 
- 돈, 시간 들이며 면접 갔더니…"예뻐서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 "옷을 너무 많이 입었다", "춤 춰 봐라".. 원숭이 된 기분
- 선택 받아야 하는 취준생.. 웃으며 넘어갈 수 밖에 
- 힘들게 입사해도 "너 같은 애들 술집 가면 널렸다" 성폭력 시달려 
- 가해자들이 반격 못 하게…성폭력 않는 게 당연한 사회 돼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3월 16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서연미 CBS 수습 아나운서

◇ 정관용> 미투 운동 지금 한참이죠. 저희 CBS의 수습 아나운서 서연미 아나운서가 미투운동과 관련된 이모저모를 취재해 왔습니다. 오늘 함께 이야기 나눠보죠. 서연미 수습 아나운서 어서 오세요.

◆ 서연미> 안녕하세요.

◇ 정관용> 먼저 면접장에서도 성희롱적 질문 이런 게 많다면서요.

◆ 서연미> 그렇습니다. 특히나 이번 미투 고발 이후에 취업 면접장에서 관련 질문들이 나온다고 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오늘 아침에도 기사가 하나 나왔습니다. 그것을 참고를 해 보니까 '성폭력 당하면 어떻게 할 거예요?'

◇ 정관용> 그런 면접을 한다.

◆ 서연미> 그게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미투할 건가요?' 이런 식으로 '하지 않겠다'라는 그런 답변을 유도하듯 물어보는 사례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결국은 그러니까 조직을 위해 참아라라고 하는 기조를 깔고 그런 질문을 던지는 거고 '나는 성폭력 당하면 미투할 겁니다'라고 하면 왠지 떨어질 것 같고 그런 분위기.

◆ 서연미> 그렇죠, 그렇습니다. 제가 취재한 내용도 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사진=자료사진)
[녹취: 여성 직장인 A씨] 
"면접을 보러 갔는데 두 분이서 저의 프로필을 보시더니 어린 여자애들이 회사에 한 명씩은 있어야 한다. 기쁨조 같은 역할이 팀에는 한 명씩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참 별 얘기를 다 하네요. 혹시 서연미 아나운서도 면접장에서 그런 불편했던 경험 있나요.

◆ 서연미> 제가 아나운서 준비를 하면서 정말 100군데 넘게 시험을 봤었어요. 그랬는데 사실 미투 운동이 활발해지기 이전이었는데 사례들이 참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서울과 굉장히 먼 회사에 시험을 제가 본 적이 있었는데 최종 면접을 보려면 다음날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숙박비도 들었고 화장품도 안 가져가서 화장품도 다 사느라 돈도 많이 들었는데요.

다음 날 가서 최종 면접에서 사장님이 하신다는 소리가 '예뻐서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딸 같아서 하는 소리인데 여기 말로 다른 데 시험 봐라', 또 제가 대부분 검은색 투피스를 입고 시험을 보는데요. 어느 시험장에 가니까 '옷을 너무 많이 입었다', 또 제가 뉴스 앵커를 뽑는 자리에 갔는데 앞에 면접관이 한 13명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곳에서 '춤 춰 봐라'를 시켜본 적도 있었고요.

◇ 정관용> 뉴스 앵커 뽑는 데?

◆ 서연미> 네, 마치 원숭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불쾌했던 것은 지역에 연고가 없는 지역으로 제가 시험을 보러 갔을 경우에는 '그러면 자취해야겠네요? 남자친구만 좋겠네', 이런 발언들을 굉장히 많이들 하셨습니다.

◇ 정관용> 많이?

◆ 서연미> 네.

◇ 정관용> 참 충격적이네요.

◆ 서연미> 네, 지난 얘기지만 아직까지 다 기억이 나는 거 보니까 저에게도 적잖이 충격이었나 봅니다.

◇ 정관용> 서연미 아나운서만 그런 경험을 한 게 아닐 거 아니에요, 그렇죠?

◆ 서연미> 그렇습니다. 실제로 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조사를 했는데요. 13일에 결과가 나왔는데 '어차피 어리니까 오빠라고 불러'.

◇ 정관용> 면접장에서?

◆ 서연미> 이렇게 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또 '에이, 여자는 오면 일만 더 만드는데, 이런 이야기도 많이들 하시고 아이 언제 낳을 거냐'. 제 질문 이거 하나예요. '3년 동안 아이 안 낳을 각오 되면 얘기하세요, 뽑아드릴게요', 이런 식으로.

◇ 정관용> 노골적이네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일단 취직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냥 어쩔 수 없이 '아이 안 낳을게요'라든지. 불쾌하지만 불쾌하다는 내색도 못하는 거죠?

◆ 서연미> 그렇죠. 그곳에서 기분 나쁜 티를 내고 그걸 표현을 하면 결국 낙방을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사실 취준생에게는 선택권이 없고 선택받을 그런 입장이기 때문에 그 회사에서 조용히 해라 하면 그냥 웃으면서 넘겨야 되는 그런 입장이죠.

(사진=자료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정관용> 그렇게 면접에서 참고 참고 들어가는데 들어가서 또 성희롱적 상황에 또 맞닥뜨리는 거죠?

◆ 서연미> 네, 제가 이 부분도 사례를 몇 개 가지고 왔는데요. 일단 내용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직장 내 성폭력 문제로 퇴사한 B씨] 
"대표님이 저녁에 전화가 오셨더라고요. 나오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미 굉장히 많이 취하신 것 같았어요. 거절의사를 표현을 했는데 너 같은 아이들은 술집에 가면 널렸다고. 그 일로 저는 회사를 그만뒀어요."

[녹취: 여성 직장인 C씨] 
"송별회를 하던 때였거든요. 아가씨가 나오기 전에 분위기를 띄워줘야 한다고 블루스를 춰야 한다고 껴안으려고 하시더라고요. 됐다고 거절을 하니까 분위기 깬다, 싸가지가 없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저를 일단 때렸어요. 출입문 쪽으로 도망을 가려고 하니까 직원 한 분이 못 가게 막으시더라고요."

◇ 정관용> 이런 거는 아주 명백한 성추행이네요.

◆ 서연미> 그런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요. 저도 오늘 조사를 하면서 참 많은 사례들을 들었지만 인터뷰까지는 너무 겁이 나서 못하겠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 정관용> 게다가 우리 사회 미투 운동이 벌어진 후에 또 그것 때문에 더 불편해지는 상황도 있다고요.

◆ 서연미> 그렇습니다. 일단 그냥 공식적인 회사 석상에서도 상사가 대표적으로 발언을 하는데 얼마 전에 미투를 처음으로 시작했던 서지현 검사 혹은 김지은 씨나, 그들은 꽃뱀 아니냐,이 런 식으로 얘기를 해서 팀원들이 너무 불편했지만 얘기할 수는 없었다, 그러한 사례도 있었고 또한 대학원 석사생, 박사생들, 연구원들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교수와 또 학생들의 관계가 굉장히 좀 권위적인 관계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서연미> 그 관계 속에서 원래는 성희롱적 발언 추행도 굉장히 많이 했지만 요즘에는 거기에다가 비아냥도 거린다고 합니다.

[녹취: 대학원생 D씨] 
"대학원 사회에서 교수랑 학생 관계는 왕이랑 신하 관계 정도거든요. 미투 운동이 활성화되고 나서는 그런 기분 나쁜 발언들에 대해 '이거 미투 신고할 거야?' 라고 덧붙이는데 더 스트레스 받는 거예요.

◇ 정관용> 미투운동을 보면서 남성들이 앞으로는 저렇게 하면 안 되겠구나. 자제하고 조심해야지, 이게 아니라 오히려 미투를 빗대서 비아냥까지 댄다. 그런 일이 왜 생기는 거예요?

◆ 서연미> 이게 전문가들은 미투 때문에 오히려 남자들이 불편해졌다, 내가 잘못한 것을 더 조심하고 분위기 조성을 해서 우리 문화를 깨끗하게 다시 바꿔보자라는 분위기가 아니라 다시 입을 닫아줬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이런 기조가 있는 것 같은데요.

가해자의 잘못된 행동을 다 같이 탓하고 그러면 안 된다라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되는데. 그게 아니어서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박아름 활동가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녹취 : 박아름 활동가]
"미투 운동이 많이 벌어지면서 이제 성폭력 문제가 많이 공론화가 됐는데요. 그 이후에 이제 펜스룰이라든가 또 직장에서도 갑자기 여성들의 출장이 취소되거나 면접을 보러 갔더니 미투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물어보는 경향들이 요즘 생겨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가해자들의 문화가 권력을 되찾기 위해서 하고 있는 '백래시(Backlash)'라는 현상이에요.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문화가 바뀌고 성폭력을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많은 인식 개선과 운동이 계속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이모저모 얘기를 들어보니까 아직도 멀었네요. 그래도 뚜벅뚜벅 조금씩이라도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수고하셨어요.

◆ 서연미> 고맙습니다.

◇ 정관용> CBS의 서연미 수습 아나운서였습니다.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woong@cbs.co.kr


http://v.media.daum.net/v/20180316201202132?rcmd=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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